오늘과 내일 쌍둥이자리 유성우가 극대를 이룹니다. 쌍둥이자리유성우의 활동은 12월 7일에 시작되었으며 17일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쌍둥이자리 유성우는 한해의 마지막 유성우입니다. 많은 유성우 중 규모가 큰 유성우로는 연초의 사분의자리 유성우, 여름의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 가을철의 오리온자리유성우, 사자자리유성우, 그리고 겨울철의 쌍둥이자리 유성우가 있습니다. 이번 쌍둥이자리 유성우는 달이 상현달과 보름달 사이의 모양(상현망)을 가질 때 발생하므로 관측 조건이 썩 좋은 편은 아니지만, 자정 넘어 관측한다면 적지 않은 유성을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쌍둥이자리 유성우는 한달 전에 발생하는 사자자리 유성우에 비해 유성이 대기를 가르고 지나가는 속력이 절반 정도(V~35km/s)로 훨씬 더 느립니다. 사자자리 유성우(V~71km/s)에서는 유성이 하늘을 할퀴고 지나가듯 눈깜짝할 사이에 빛나고, 그 뒤로 자취가 명멸하는 듯한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반면 쌍둥이자리 유성우에서는 유성이 호젓하게 하늘을 가르는 느린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2009년 쌍둥이자리 유성우, 조영우, http://youngwoocho.com/
2009년 쌍둥이자리 유성우, 조영우, http://youngwoocho.com/
1. 언제 봐야 하나요?
올해 쌍둥이자리 유성우의 활동기는 12월 7일~17일입니다. 이 중 극대기(유성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는 한국시간으로 12월 14일(토) 오후 2시 45분(국제유성협회)입니다. 따라서 13일 새벽과 14일 새벽에 가장 많이 관측될 것으로 보입니다. 주5일제 휴일을 이용하여 교외로 나가신다면 13일(금) 밤부터 주말 내내 밤마다 유성우를 관측하실 수 있습니다.
2. 어디로 가서 볼까요?
어두운 곳으로 가는 것이 좋습니다. 아주 깜깜하지는 않아도 됩니다만 큰 규모의 도시에서는 관측이 어렵습니다. 소도시에서는 관측이 가능할 것입니다. 주변에 가로등과 같은 밝은 빛이 없어야 합니다. 밝은 빛이 있는 곳에서는 동공이 작아져 유성을 볼 기회가 줄어듭니다. 또한 가능하면 시야가 트인 곳이 좋습니다. 시야가 좁을수록 볼 수 있는 기회가 역시 줄어듭니다.
3. 얼마나 많이 보이나요?
이상적인 조건에서 유성이 보이는 빈도는 시간당 120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어마어마하지요?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러한 이상적인 수치의 유성을 관측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수치는 매우 어둡고 시야가 트인 이상적인 대기 조건에서 유성우의 복사점(유성우의 진입 지점)이 천정 방향(머리 위)에 있다고 가정할 때 볼 수 있는 유성의 개수이기 때문입니다. 보통 매우 어둡고 시야가 잘 트인 야외에서는 이 수치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유성을 관측할 수 있습니다. 시야가 트이지 않고 하늘도 썩 어둡지 않은 소도시 근교라면 시간당 10-20개 정도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처럼 살찐 달이 높게 떠있으면 볼 수 있는 개수는 더 줄어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정 넘어 달이 뉘엿해지면서부터 기대해도 좋을 듯합니다.
4. 어디를 봐야 하나요?
유성우는 우주공간의 유성체들이 지구 대기로 쏟아져 들어오는 현상입니다. 이 유성우가 지구 대기로 진입하는 방향은 지표에서 볼 때 쌍둥이자리 방향입니다. 그래서 쌍둥이자리 유성우라고 합니다. 유성체가 진입하는 방향을 복사점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유성우는 복사점에서 20~40도 떨어진 곳에서 가장 자주 보입니다. 지구 대기로 진입한 다음 대기와의 마찰로 고도 90km 쯤에서 빛을 발하는 현상이므로 복사점으로 진입한 이후 어느 정도 진행하여야 빛을 발하기 때문입니다. 하늘에서 각도를 잴 때에는 자신의 팔과 손을 이용하면 됩니다. 팔을 쭉 뻗고 손가락을 한껏 펼쳤을 때의 각도가 약 20도 가량입니다.
<유성우의 복사점의 이동. 쌍둥이자리 근처에서 유성우의 복사점이 날짜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출처: http://imo.net>
시간별로 유성을 관측할 수 있는 방향을 아래 그림에 표시하였습니다. 옅은 붉은 색 영역이 유성이 가장 자주 출현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지평선에 동쪽과 남쪽 지평선을 표시하였으니 참고하세요.

5. 어떻게 봐야 하나요?
그냥 맨눈으로 보세요. 유성은 하늘을 넓직하게 가르며 지나가는 현상이므로 쌍안경이나 망원경으로는 관측하기 어렵습니다. 맨눈으로 오래 동안 하늘을 쳐다보고 있으면 하늘을 가르는 유성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오래 동안 하늘을 바라보면 목이 아프고 불편할 수 있으므로 누워서 볼 수 있는 자리나 캠핑 의자 등이 있으면 좋습니다. 하지만 날씨가 너무 춥기 때문에 방한 대책을 잘 마련하여야 합니다.
6. 유성우를 촬영하고 싶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유성은 별만큼 밝을 수 있지만 달만큼 밝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비교적 긴 노출을 주어야 촬영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별에 초점을 맞추고 기다리다가 촬영해야 하기 때문에 초점과 노출 시간 등이 자동으로 조절되는 컴팩트 카메라(똑딱이, Point & Shoot 카메라)로는 촬영하기 어렵습니다. 유성우 촬영을 위해서는 노출의 3요소(ISO, 조리개, 노출시간)을 수동으로 조절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초점도 수동으로 조절할 수 있는 SLR 또는 DSLR 카메라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초점 조절에 관해서는 여기를 참고하세요.
유성우는 복사점을 중심으로 하늘 전체에서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따라서, 하늘의 넓은 영역을 촬영할 수 있는 광시야 렌즈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화각 뿐 아니라 조리개를 더 많이 열 수 있는 렌즈가 유리합니다. 조리개 수치를 2.8 이하로 낮출 수 있다면 유리하지만, 3.5-4 정도여도 촬영은 가능합니다.
또한 장시간 촬영을 위해 안정적으로 카메라를 지지할 수 있는 삼각대와 진동없이 촬영할 수 있게 해주는 케이블 릴리즈도 필요합니다.
추천 조합은 다음과 같습니다.
DSLR 카메라 + 최소 조리개 수치가 2.8(f/2.8)이며 초점길이가 20mm보다 작은 렌즈 + 삼각대 + 케이블 릴리즈
촬영에 필요한 카메라의 설정은 다음과 같이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더 많은 유성을 더 밝게 찍으려면,
- 감도(ISO) : 800 이상으로 설정 (감도가 높을수록 유리하지만 노이즈 또한 증가합니다. 따라서 자신의 카메라 바디에 맞게 ISO를 조절하시기 바랍니다.)
- 최소 조리개 수치(f수): 조리개 수치가 작을수록(조리개를 더 많이 열수록) 유리하지만, (특히 시야의 가장자리에서) 렌즈의 수차 문제가 더 커집니다. 적어도 최소조리개 수치보다 1-2단계는 조이고 촬영하시는 것이 좋지만, 촬영자의 필요에 따라 조리개 값을 최소로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 노출 시간: 하늘의 밝기에 따라 적당하게 조절합니다. 유성은 찰나와 같은 순간에 하늘을 지나가므로 노출시간을 증가시킨다고 해서 유성이 더 밝게 찍히지는 않습니다. 얼마나 많은 유성을 더 밝게 찍을 것인가 하는 것은 감도와 조리개 수치에서 결정됩니다. 노출 시간은 유성과 배경 사이의 밝기가 잘 조화되도록 조절하시면 됩니다. 대체로 5초-20초 사이의 노출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의할 점
- 촬영중에는 렌즈 표면에 이슬이나 서리가 내릴 수 있습니다. 이것을 방지하려면 이슬 제거 열선을 사용하면 되지만 준비가 되지 않은 경우에는 핫팩을 렌즈 위에 얹어 놓아도 괜찮습니다.
- 5-20초 사이의 노출을 오랜 시간 동안 계속 되풀이하기 위해서는 케이블 릴리즈를 이용하여야 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케이블 릴리즈 설명서를 참고하세요.
7. 예상 대기 조건
다음은 기상 관측 자료를 이용한 예상 대기 조건을 나타낸 것입니다.
- 구름양: 파랄수록 적음, 시상: 작을수록 우수함, 대기투명도: 얇을수록 좋음, 습도: 작을수록 건조함, 바람: m/s와 풍향, 온도: C
조영우
어스블로그 / 푸른행성의과학 / 한국유성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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