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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수준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라 비유를 들었던 것인데, 그것이 지균풍이나 지형류 등의 개념에서 일반적으로 접하는 전향력과 기압경도력(또는 수압경도력) 사이의 평형에 관한 생각을 혼동시킨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지균풍은 불안정성이 크지 않고 위도를 가로지르는 큰 이동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에 국한되며, 불안정성이 극심해지고 위도를 가로지르는 큰 이동이 있는 경우에는 그것이 파동의 형태로 발달하게 됩니다. 불안정성에 의해 편서풍의 진로가 크게 요동칠 수 있는 상황에서 전향력의 크기 변화는 편서풍 파동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서에서 동으로 진행하던 편서풍의 기류가 어떠한 불안정성에 의해 북동 방향으로 진로를 바꾸게 되었다면, 위도가 증가하게 되고 그 결과 전향력이 증가하게 됩니다. 전향력의 크기는 위도가 증가할수록 커지기 때문입니다. 편서풍의 경우 기압경도력은 남에서 북으로 작용하고(동일 고도에서 저위도 지역이 고위도 지역보다 기압이 높기 때문에) 전향력은 북에서 남으로 작용하면서 두 힘 사이에 평형 상태가 유지되고 있었는데, 전향력의 크기가 증가함으로써 기압경도력과 전향력의 평형이 깨지게 되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기압경도력보다 전향력이 우세해지고, 이것이 기류를 남쪽으로 향하게 할 수 있는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남하하는 기류는 다시 전향력의 감소를 겪게 되고 결과적으로 어느 시점에서는 전향력이 기압경도력보다 작아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경우에 기류는 다시 북쪽으로 향할 수 있겠지요.
1) 불안정성은 왜 발달하는가?
먼저 중위도 지역의 특징을 설명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적도에서 상승한 기류는 상공을 따라 보다 고위도 지역을 향해 이동합니다. 그런데 전향력이 점차 이 기류를 진행 방향의 오른쪽으로 편향시킵니다. 그 결과 이 기류는 아열대 지역에 이르러 더 이상 북상하지 않습니다. 아열대 지역에 도달한 기류는 그곳에서 지상으로 하강한 후 지표면을 따라 적도 지방을 향해 이동함으로써 하나의 순환을 완성합니다. 이것이 해들리 순환입니다.
극 지방에서는 냉각된 기류가 하강하여 지표면에 도달하고 그것은 저위도 지역을 향해 이동합니다. 그런데 전향력이 기류의 진행 방향을 점차 오른쪽으로 전향시키고, 그 결과 아한대 지역에 이르러 더이상 남하하지 못하고 상층으로 상승하여 올라간 뒤 다시 극지방으로 이동하여 하나의 순환을 완결합니다. 이 순환이 극 순환입니다.
적도에서 초과되는 에너지가 극 지방으로 이동하여야만 지구 전체적으로 에너지의 불균형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도에서 북상하는 기류는 아열대에서 막히고, 극에서 남하하는 기류는 아한대에서 막히기 때문에 저위도 지역과 고위도 지역사이에서 에너지의 순환이 이루어지지 않고 그 결과 중위도 지역을 경계로 하여 고위도 지역과 저위도 지역 사이의 온도 차이가 극심해집니다.
중위도 지역의 이러한 극심한 온도 차이는 상층으로 올라갈수록 더욱 심해집니다. 그 결과 중위도 지역에서 매우 강한 편서풍인 제트류(jet stream)를 초래합니다. 이러한 에너지 순환의 단절과 그로 인한 심한 온도 차이가 중위도 지역의 대기 순환인 편서풍에 불안정을 유발합니다. 이러한 큰 불안정성이 편서풍의 진로에 변화를 일으키고, 그 결과 편서풍은 지속적으로 한 방향으로 불다가도 크게 요동을 치게 되는 것입니다.
2) 편서풍 파동의 발달
요동을 치는 메카니즘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지구는 우주 공간에서 회전하고 있는 천체입니다. 회전하는 천체에서 유체인 대기가 이동을 하고 있는 경우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대기가 곡선 운동을 하는 경우에는 회전하는 지구에서 또다른 회전(대기의 회전)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이 두 가지 회전은 서로 별도의 물리적 작용에 의해 이루어지지 않고, 하나의 물리 법칙을 따릅니다. 총 각운동량 보존 법칙이 그것입니다. 지구 자전의 각운동량과 지구에서 회전하는 기류의 각운동량의 합이 보존되어야 함을 뜻합니다.
이것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총 각운동량 = 지구의 특정 위도에서의 각운동량 + 기류의 각운동량
각운동량은 회전 때문에 발생하는 운동의 양을 말합니다. 지구의 특정 위도에서의 각운동량은 전향력을 나타냅니다. 학자들은 지구의 자전과 일치하는 방향으로 회전할 때를 양의 각운동량을 갖는다고 약속하고 있습니다. 천구의 북극에서 지구를 내려다 볼 때, 지구는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합니다. 따라서,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경우 양의 각운동량을 갖는다고 약속하였습니다. 위의 관계를 다시 쓰면 이렇습니다.
총 각운동량 = 전향력 + 기류의 각운동량
전향력은 고위도로 갈수록 커집니다. 기류가 고위도 지방으로 이동하게 되면 기류가 위치한 지점의 전향력은 증가합니다. 그 대신 기류의 각운동량이 감소해야 합니다. 총 각운동량이 보존되어야 하기 때문이죠. 앞에서, 천구의 북극에서 내려다 보았을 때 반시계 방향의 회전(지구 자전 방향으로 회전하는 경우)을 양의 각운동량 방향으로 정의했습니다. 따라서, 기류의 각운동량이 감소한다는 것은 반시계 방향으로의 회전이 약화되거나 시계 방향으로의 회전이 강화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제 편서풍(즉 서에서 동으로 이동하는 기류)의 이동을 생각해보겠습니다. 서에서 동으로 이동하는 편서풍의 불안정한 운동이 언제 시작된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만, 중위도 지역에서 남과 북의 극심한 온도 차이로 인하여 어디에선가 불안정한 운동이 발생하였을 것입니다.
편서풍의 진로에 교란이 생겨 편서풍이 남서에서 북동으로 큰 거리를 이동한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기류가 남에서 북으로 이동하면 기류에 작용하는 전향력은 증가하고, 총 각운동량의 보존을 위하여 기류의 각운동량이 감소하여 기류는 점차 시계 방향으로의 회전을 갖게 됩니다.
강한 편서풍의 운동은 서에서 동으로 위도에 나란하게 부는 시점을 넘어서 남으로 향하게 됩니다. 강한 기류의 회전 관성 때문입니다. 애초에 편서풍이니까 편서풍의 운동 벡터까지 합쳐진다면 대략 남동 방향으로의 이동이 되겠지요.
그런데 남으로 이동하면서 기류에 작용하는 전향력이 작아지고(저위도로 갈수록 전향력은 감소) 그 결과 점차 시계 방향의 회전이 약화되고 반시계 방향의 회전이 강화됩니다. 편서풍은 회전 관성 때문에 다시 서에서 동으로 위도에 나란하게 부는 시점을 넘어서 북으로 향하게 됩니다. 편서풍의 운동 벡터까지 합쳐지면 대략 북동 방향으로 운동하는 것이 됩니다.
이런 식으로 편서풍은 남과 북으로 크게 요동치면서 서에서 동으로 이동합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편서풍이 지균풍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기압경도력과 전향력의 힘의 평형 상태에서 등압선에 나란하게 불기보다 남북으로 크게 요동치는 것은 적도와 극 지방의 에너지 교환이 사실상 중위도 지방을 경계로 단절되어 있어 양쪽의 에너지 경도 또는 온도 경도가 매우 크고 그만큼 불안정성이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편서풍 파동이 남과 북으로 크게 요동치면서 중위도 지역에서의 에너지 교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